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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를 비추는 등대 라이트하우스 1 - 등대 고딕 호러 단편선 | 아라한 호러 서클 040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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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를 비추는 등대 라이트하우스 1 - 등대 고딕 호러 단편선 | 아라한 호러 서클 040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에드거 앨런 포 
  • 출판사바톤핑크 
  • 출판일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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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 속에서>

「매드하우스 라이트」
그런데 정확하게 실행되는 시간의 흐름이 또 하나 있었다. 그것은 페더슨과 교대로 하는 6시간의 불침번 근무였다. 등대는 매일 밤 12시간 불을 밝혔고, 두 사람은 동등하게 6시간씩 나누어 교대 근무를 섰다.
페더슨이 먼저 근무를 설 때 그는 늘 등댓불 받침대에 놔두는 종을 울려서 켈시를 깨웠다. 젊은 남자는 자기를 깨우는 그 종소리를 점점 더 싫어했지만, 똑같은 종으로 잠든 페더슨을 깨울 때는 그 소리를 좋아했다.

켈시는 오늘밤이야 말로 페더슨이 자신의 광기를 표출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섬뜩한 공포를 느꼈다. 여태 페더슨의 상태에 대해 보급선 선원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니 우둔했다. 그 광인을 진작 뭍으로 데려가게 했어야 했다. 켈시는 아침에 자기가 직접 구조 신호를 보내겠다고 마음먹었다.
페더슨이 돌아오고 있었다. 켈시는 페더슨이 가까워질수록 빗속에서 절벅거리는 발소리를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칼을 웃옷 속에 숨기고 철제 계단에 발을 내려놓았다.

켈시가 묵직한 칼을 휘둘렀다. 페더슨이 또 신음했고 이번에는 칼에 찔린 쪽 잠옷이 붉게 물들었다.
등댓불의 섬광 속에서 칼이 다시 한 번 번뜩였다. 그러나 페더슨이 맨손으로 날카로운 칼날을 붙잡았다. 켈시는 페더슨의 난자당한 손에서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페더슨이 칼날을 막느라 버둥거리는 동안 그의 손목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등대」
뿐만 아니라 나는 혼자 있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는 한 번도 이 단어가 이토록 서글픈지 몰랐다니 이상하다. “혼자”, 이 단어! 이 원통 모양의 벽에서 들려오는 메아리에 뭔가 독특한 것이 있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에이, 아니, 아니야! 말도 안 돼. 내가 이 고립된 상황에 대해 예민해진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디 그라트의 예언을 잊지 않았다. 자, 등화실로 올라가서 “내가 볼 수 있는 것”을 쭉 둘러봐야겠다…….

「블루맨 섬에서」
그때 괴물 하나가 수면 위로 솟구쳐 올랐다. 그 잔인한 눈알이 내 눈을 노려보았고, 그 역겨운 주둥이는 쩍 벌어져 있었다. 보트의 가로장 위로 올라온 그 미끈거리는 촉수들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촉수들이 내 다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촉수들에 붙잡힌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도 내 눈은 보트에 보관해둔 도끼로 향해졌다. 나는 광인의 분노로 촉수들을 마구 후려쳤다. 촉수들의 힘이 느슨해지는 것이 느껴졌고 곧 내 손에 도끼의 감촉이 있었다. 나는 곧바로 돛의 활대 쪽으로 몸을 숙이고……. 그런데 머리에 강한 타격이 느껴졌다.

「등대 또는 루시 엘리스」
실패는 너무 철저했고 채권자들은 너무 모질어서 한때 수많은 사람들에게 말이 곧 신뢰였던 이 남자는 단 몇 주 만에 가지고 있는 돈이라고는 몇 파운드 밖에 안 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궁지에 몰린 그는 고향을 떠나?마지막 한 달은 그야말로 자존심 하나로 버티었던?오랜 고행 끝에 영국 해안의 가장 험한 지역 중 한곳에 있는 어느 등대의 관리인이 되었다.
이 서글픈 거처에서 아주 짧은 시간을 지낸 것만으로도 그는 좋아지기는커녕 더 허약해졌다. 이기심은 줄지 않고 겁은 더 많아진 그는 조물주가 가까이에 실재한다는 느낌에 점점 더 깊게 감화됐다. 게다가 내세뿐 아니라 현세에서도 자신이 복수를 당할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이 말과 함께 도끼를 쳐들더니 엘리스 노인이 뭐라고 대꾸할 새도 없이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얼마나 제대로 내리쳤던지 희생자는 순식간에 주검이 되어 그의 발치에 쓰러졌다. 그러나 복수욕이 만족보다 더 강했다.

「창문의 전령」
익사한지 며칠 된 것처럼 얼굴이 파랗게 부풀어 있었지. 옷차림이 훌륭했고 신분이 높은 사람이 분명해 보였어. 하지만 몸부림을 치다가 죽었는지 산발이 되고 여기저기 찢겨져 있었지. 퉁퉁 불어서 형태를 잃은 두 손이 마치 몸의 균형을 맞추려는 듯 수면에 떠 있었어. 몸을 떠 있게 하려고 두 손이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지. 왼손 새끼손가락에 불타는 석탄처럼 붉은 보석이 박혀 있는 금반지가 끼워져 있었어.
내 아버지는 그 반지를 보고 욕심을 주체할 수 없었어.

바로 그때 창문에 부딪쳤다가 튕겨나가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어. 뭔가가 어둠을 허우적허우적 휘젓고 있었지. 아버지는 창유리에서 새끼손가락이 잘린 손 하나가 펴지는 걸 봤어.
“어, 저게 뭐야?” 아버지는 소리를 질렀어.

그 순간 창문에 또 부딪침이 있었어. 뭔가가 유리창에 대고 찧으면서 할퀴었지. 이번에는 두 분 다 그 모습을 봤는데, 이번에도 아버지는 새끼손가락 없는 손을, 어머니는 그저 젖은 얼룩과 움직임만 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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